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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섭 (사회사업 66-70) 총동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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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5-19
“우수한 인적 네트워크 활용, 서울대다운 일 펼치겠다”
 
김종섭 (사회사업66-70) 총동창회장, 스페코·삼익악기 그룹 회장

 
모교 글로벌 사회공헌단과 협력 사업
보람된 활동 있어야  모임 오래 지속
 
시니어타운 조감도 연말 완성 목표
온라인 장터몰로 젊은 동문 참여 유도


“우수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회공헌 등 서울대다운 일을 펼쳐 나가겠다.” 

5월 10일 서울 논현동 삼익악기빌딩에서 만난 김종섭 회장은 해외 봉사 활동, 시니어타운 건설, 온라인 장터 개설 등 총동창회를 발전시킬 여러 가지 계획들을 2시간에 걸쳐 열정적으로 쏟아냈다. 지난 4월 회장 취임 이후 곧바로 7차례에 걸쳐 37명의 단과대학(원)·특별과정 동창회장 및 임원들과 오찬, 만찬 간담회를 가지며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2006년부터 총동창회 부회장으로 봉사하며 20억원을 기부하는 등 총동창회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ROTC동문회장, AMP동창회장, 문리대동창회장, 코피온 총재,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도 역임했다. ‘준비된 회장’이란 평가가 어색하지 않다. 취임사에서 밝힌 ‘보람 있고 유익하고 즐거운 동창회’를 어떻게 구현해 나갈 것인지 묻고 들었다. 

-총동창회와 어떻게 인연이 닿게 되신 건가요.
“2006년 장학빌딩 기금 모금에 동참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그 무렵 아들 결혼식이 있었는데, 뭔가 뜻깊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총동창회에 기부 의사를 밝혔더니, 어느 날 임광수 회장님을 비롯해 대선배님 네 분이 사무실에 오셨어요. 자발적으로 기부 의사를 밝힌 동문이 제가 처음이라는 겁니다. ‘10억원 이상 기부자로는 6번째로 아는데, 고맙다. 당신같이 젊은 사람이 동창회에 필요하다’며 부회장으로 활동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어요. 당시 50대 후반이었는데, 회장단에서는 거의 막내였던 것 같습니다.”

-ROTC동문회, AMP동창회, 문리대동창회 회장도 두루 역임하셨지요? 기억에 남는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ROTC동문회에서 청소년 리더십 컨퍼런스를 기획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방학 프로그램으로 진행을 했는데, 참여하고 싶은 학생들이 많아 경쟁률이 치열했어요. AMP동창회를 맡았을 때는 인계받은 통장이 마이너스였어요. AMP 인적 자원은 굉장히 우수한데, 행사, 회원관리 등이 매끄럽지 못한 상황이었어요. 자선 골프 행사 등을 대대적으로 열어 1년 뒤 통장을 2억 흑자로 만들었습니다. 문리대동창회를 하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4·19 민주평화상을 제정한 일입니다. 4·19혁명의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었죠.”

-맡은 동창회마다 활성화시키셨으니 앞으로 총동창회에서 펼쳐나갈 사업이 궁금합니다.
“지난 신년인사회 때 김부겸(정치76-87) 총리가 오셔서 ‘서울대 졸업장은 특권이 아닌 책임의 상징’이란 말씀을 하셨습니다. 100% 공감합니다. 거기에 걸맞은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나갈 생각입니다. 서울대총동창회라면 다른 곳과 차별화 해 좀 더 큰일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을 하기 위해 회장을 맡기도 했고요. 

모임이 잘되려면 몇 가지 요건이 필요합니다. 자신에게 필요하거나, 아니면 즐겁고, 유익해야 합니다.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면 오죠. 재미있는 모임도 참석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웃고 떠들기만 해서는 돌아갈 때 공허한 마음이 듭니다. ‘이 모임 오길 잘했어’ 뭔가 뿌듯한 감정이 생겨야 합니다. 오연천 총장 때 학교에 글로벌 사회공헌단 설립을 제안해, 이중근(AMP 5기) 부영 회장의 기부를 받아 발족시킨 적이 있습니다. 총동창회도 지난해 사회공헌위원회가 조직됐죠. 모교 글로벌 사회공헌단과도 협력해 총동창회가 유의미한 일을 펼쳐나갈 생각이에요. 은퇴한 동문 가운데 해외 봉사 활동 등에 동참해줄 동문들이 많을 것으로 봅니다.”

-역점사업으로 평창에 시니어타운 건립도 추진하신다고요.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고 있지 않습니까?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해외 대학 중에선 스탠퍼드 등 9개 대학이 시니어타운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평생교육 차원에서 대학이 제공할 수 있는 게 많습니다. 현재 서울대의 경우 평창캠퍼스가 부지도 넓고 잘 꾸며져 있는데, 활용도가 높지 않은 것 같아요. 평창은 손꼽히는 힐링 지역입니다. 그 주변에 시니어타운을 조성하면 평창캠퍼스와 큰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시니어타운과 함께 기숙형 국제학교도 구상 중입니다. 노인시설만 지으면 한계가 있어요. 같은 공간에 젊은 사람들도 함께 지내야 지속적으로 운영이 가능합니다. 은퇴한 모교 의대 교수님들을 모셔와 병원도 마련할 생각이고요. 1차 진료 정도의 기능만 해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을 지낸 적 있는 최성재(사회사업66-70) 동문의 도움을 받아 세부적인 안을 만들고 있습니다. 개발 사업에 뛰어난 동문이 많아서 참여와 기여를 이끌어내면 충분히 가능한 사업입니다. 올해 말에는 조감도 등 구체적인 안이 나올 것으로 봅니다.” 

-동문이 대상이 되는 건가요?
“동문이 주 대상이 되겠지만,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외부로 확대해 나갈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밖에 새롭게 하는 사업은요?
“5월 27일 동문 가족음악회를 개최합니다. 그동안 전체 동문이 모이는 큰 행사가 홈커밍데이 하나밖에 없었어요.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모교 은사님들도 모시려고요. 1500명 규모로 준비합니다. 국내 최고의 공연장인 롯데콘서트홀을 빌렸고, 금난새(작곡66-70) 지휘자에게 부탁해 즐거운 시간이 될 거라 기대합니다.”

-회장단 조직은 완료됐나요?
“기존 회장단이 그대로 유지되고, 몇몇 실무를 담당할 분들을 수석과 상임부회장으로 선임했습니다. 김인규(정치69-73) 전 KBS 사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이경형(사회66-70) 전 서울신문 주필이 상임부회장 겸 동창신문 편집인으로 활동하고 김종열(응용수학68-72) 전 IBM 이사가 수익사업단장으로 봉사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최성재 동문도 평창프로젝트본부장으로 도와주고요.”

-수익사업단은 무슨 일을 하게 되나요?
“우선 서울대 온라인 장터(가칭 베리타스몰) 개장을 진행합니다. 젊은 동문을 동창회 활동에 참여시키기 위한 목적이 큽니다. 개인적으로 피아노 등 저희 회사 악기 구매를 부탁하는 동문들에게 유통 마진을 빼고 할인가에 제공한 경험이 있어요. 거기서 착안해 동문 대상 쇼핑몰을 오픈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동문 네트워크를 풀가동해 외식업체를 비롯해 청소년 자녀들의 교육에 필요한 악기나 학습 용품, 의류, 전자제품 등 실생활에 필요한 제품을 특가에 제공할 계획입니다. 동문만을 위한 폐쇄적인 온라인 몰로 운영되니까 일정 부분의 회비를 받을 생각입니다.”

-그밖에 젊은 동문의 동창회 참여를 유도할 아이디어가 더 있으신지요.
“가령 매년 가을에 여는 홈커밍데이에 아이돌을 초청하는 등의 방법으로 관심도를 높여나갈 생각입니다. 이수만(농공71-78)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가 도움을 주기로 했어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최근 각 단과대학(원)·특별과정 회장님들과 간담회를 가지셨다고요?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습니까?
“지난 4월 2주에 걸쳐 30여 명의 각 단과대학(원)·특별과정 회장님들을 만났습니다. 오세정 총장님께서 특별히 공관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참석하신 분들이 모두 만족하셨어요. 그동안 총동창회와 각 단대(원)·특별과정동창회는  각각 행사를 치러왔고 상호 유기적인 협력관계가 취약했습니다. 각 동창회에서 친목·학습·취미 활동 행사를 주관하고, 총동창회는 규모가 큰 프로그램이나 사회공헌, 평창프로젝트 같은 중장기적인 사업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나가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단위 동창회에서 시상 등을 할 때 총동창회장 명의로 하면 좀 더 격상되는 효과도 있지 않겠어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다고 봅니다. 이번 동문 가족음악회에도 각 단과대학(원)·특별과정 동창회가 티켓을 고르게 구매해주시는 등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였습니다. 자주 만나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지방지부, 해외지부와의 협력도 고민하실 것 같습니다.
“지난 2년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방지부는 물론 해외지부 활동이 저조했다고 합니다. 방역단계가 완화됐으니 조금씩 활동을 재개해 보려고 합니다. 제가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동창회 임원이라도 꼭 참석해 유대관계를 강화해 나갈 생각입니다. 6월 24일 미국 LA에서 열리는 미주동창회 평의원회의 행사에는 이희범 명예회장님을 모시고 참석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모교와 총동창회 관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요.
“총동창회는 모교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돼야 합니다. 가능한 많이 지원을 해줘야지요. 동시에 모교 발전을 위해 건설적인 목소리도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말 총장 선출이 있습니다. 급변하는 시기에 서울대를 지속 발전시킬 수 있는 유능한 분이 뽑힐 수 있도록 힘을 보탤 생각입니다.”정리=김남주 기자
 
대담 : 강경희(외교84-88) 조선일보 논설위원
 

“사회복지 위해 사업한다”…100억원 이상 기부 
 
김종섭 회장은 1947년 서울 종로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방산시장에서 면사 도매업을 했다. 동성중·고 졸업 후 모교 사회사업학과에 입학했다. 사회복지 사업에는 돈이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줬다는 점에서 사회복지 전공이  사업가로 성장하는 이유가 됐다.  

YH무역, 대한항공을 거쳐 28세에 장인을 도와 기계 부품 사업을 시작했다. 불도저나 탱크의 무한궤도 속 롤러에 들어가는 플로팅 실(Floating seal)을 제작하는 회사였다. 회사 이름은 신생산업.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1979년 아스팔트 플랜트 사업까지 진출했다. 그때 사명을 스페코로 바꿨다. 이후 한라중공업 플랜트 사업부문, 삼익악기, 스타인웨이 등을 인수하며 회사 규모를 키워나갔다. ‘M&A의 귀재’라는 별명도 그때 얻었다. 현재 스페코와 삼익악기는 전문 경영인이 맡고 있다. 2006년 총동창회에 10억원 기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서울대, 동성중·고 등에 100억원 이상을 기부했다. 여력이 되는 한 매년 10억원 이상 기부를 실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취미는 골프. 한때 74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에이지 슈터가 꿈이다. 평소에는 온라인 장기, 바둑을 즐기며, 친구들과 노래방에서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총동창회  신문 2022년 5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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